눈은 무작위로 떠돌지 않는다

두 사람에게 똑같이 복잡한 장면을 보여줘도 같은 방식으로 살펴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의 눈은 얼굴로 빠르게 이동하고, 다른 사람은 계속 글자에 시선이 닿는다. 이런 차이는 순간적인 선택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는 수백 장의 이미지에 걸쳐 사람들이 무엇을 먼저 보고 얼마나 오래 보는지에 안정적인 개인 성향이 나타났다.

흥미로운 질문은 그 습관이 무엇과 연결돼 있는가다. 단순한 선호일까? 사회적인 사람이 얼굴을 보고,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 글자를 보는 식일까? 아니면 각 사람의 시각 뇌가 해당 범주를 표현하는 방식과 연결돼 있을까?

Diana Kollenda, Elaheh Akbari, Maximilian Broda, Benjamin de Haas는 이 연결을 직접 시험했다. 자연 장면을 자유롭게 볼 때의 안구추적과, 얼굴·단어 같은 범주에 각 참가자의 시각피질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도화하는 별도의 fMRI 실험을 결합했다. 결과는 조심스럽게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다. 얼굴을 우선적으로 보는 사람은 오른쪽 복측 시각피질에서 얼굴 표현이 더 뚜렷했고, 글자를 우선적으로 보는 사람은 왼쪽 복측 시각피질에서 단어 표현이 더 뚜렷했다.

그렇다고 뇌가 눈을 특정 방식으로 움직이도록 강제한다는 뜻도, 글자를 많이 보면 그것만으로 ‘단어 영역’이 만들어진다는 뜻도 아니다. 이 논문은 인과관계를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한 사람이 눈으로 세계를 샘플링하는 방식, 즉 **능동적 시각(active vision)**이 그 사람의 시각계 세부 조직과 맞물려 있다는 것을 말한다.

연구진이 한 일

연구는 깔끔하게 분리된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먼저 성인 102명이 복잡한 장면 이미지 700장을 자유롭게 보는 동안 안구 움직임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얼굴과 글자에 대해 두 가지를 측정했다. 참가자가 어디를 먼저 봤는지, 그리고 그곳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다. 이렇게 한 대상에 머문 총 시간을 **응시 지속시간(dwell time)**이라고 한다.

이 습관이 안정적인지도 확인했다. **반분 신뢰도(split-half reliability)**의 기본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이미지를 두 묶음으로 나누고 같은 습관을 각각 측정한 뒤, 두 묶음에서도 같은 사람이 계속 높은 순위와 낮은 순위를 유지하는지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향은 신뢰할 만하다. 여기서는 신뢰도가 높았다. 얼굴의 첫 고정은 r = 0.93, 응시 시간은 r = 0.95였고, 글자는 각각 r = 0.87과 r = 0.88이었다. 1에 가까울수록 성향이 매우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두 번째로 이들 중 61명이 별도의 기능적 MRI 실험에 참여했다. 기능적 MRI, 즉 fMRI는 혈중 산소화 변화를 간접 신호로 이용해 과업 중 어느 뇌 영역이 더 활성화되는지를 추적한다. **로컬라이저(localizer)**는 표준 지도화 과제다. 얼굴이나 단어처럼 알려진 범주를 보여주고 다른 범주보다 해당 범주에 더 반응하는 피질 영역을 찾는다. 이때는 자유 관찰이 아니었다. 참가자는 중앙을 고정한 채 얼굴, 유사단어, 몸, 집, 자동차, 팔다리 블록을 봤다. 이 설계가 중요하다. 뇌 측정값이 스캐너 안에서 참가자가 같은 물체로 눈을 움직였기 때문에 생긴 단순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다음 연구진은 각 사람의 복측 측두피질에서 범주 반응이 얼마나 뚜렷한지를 물었다. 얼굴 패턴이 더 뚜렷하다는 것은 얼굴을 볼 때의 뇌 활동이 더 일관되게 ‘얼굴답고’ 다른 범주와 더 잘 구분된다는 뜻이다. 단어 패턴이 더 뚜렷하다는 것도 단어와 문자에 대해 같은 의미다.

두 참가자의 fMRI 지도와 반응 유사성 행렬 예시로, 복측 측두피질의 얼굴 및 단어 선택적 활동을 보여준다.
연구 참가자 목록에서 선택한 두 사람의 fMRI 지도 예시. 위 행과 아래 행은 서로 다른 사람이다. 패널 A의 흰 윤곽은 연구가 분석한 복측 측두피질 영역을 표시한다. 패널 B와 C는 서로 다른 대비를 보여준다. B는 얼굴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피질, C는 글자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피질을 강조한다. 패널 D는 물체 범주 사이 반응 패턴의 유사성을 6×6 행렬로 요약한다. 로컬라이저에 6개 자극 범주가 있었기 때문에 6×6이며, F는 얼굴, W는 단어, C는 자동차를 뜻하고 나머지는 몸, 집, 팔다리다. 같은 범주 안의 유사성이 강하고 범주 사이 유사성이 약할수록 해당 범주의 뇌 표현이 더 뚜렷하다는 뜻이다. 핵심은 모든 참가자가 같은 지도를 가진다는 것이 아니라 연구가 이런 지도를 사람별로 측정했다는 것이다.Kollenda et al. / Nature Human Behaviour · CC BY 4.0

무엇을 발견했나

주요 패턴은 범주별로 특이적이었다.

오른쪽 외측 복측 측두피질의 얼굴 표현 뚜렷함은 독립적인 자유 관찰 과제에서 얼굴을 보는 성향과 상관됐다. 첫 고정과 응시 시간 모두에서 관계가 나타났다. 왼쪽 외측 복측 측두피질의 단어 표현 뚜렷함은 글자를 보는 성향과 상관됐다.

논문은 이것이 단순히 ‘어떤 사람은 시각피질이 전반적으로 더 강하다’는 효과인지도 확인했다. 가장 강한 연결은 예상된 범주와 반구를 따랐다. 얼굴은 오른쪽 외측 VTC, 단어는 왼쪽 외측 VTC였다. 다른 범주를 가로지르는 연결이 핵심은 아니었다.

신경 측정은 행동과도 이어졌다. 더 작은 하위 표본에서 얼굴 표현이 더 뚜렷한 사람은 Cambridge Face Memory Test 성능이 더 좋았고, 단어 표현이 더 뚜렷한 사람은 읽기 속도가 더 빨랐다. 따라서 이 신경 지표는 단순한 스캐너 통계치만은 아니다. 실제 수행 능력과 연결되는 신호다.

이것이 뜻하지 않는 것

유혹적인 제목은 ‘당신의 뇌가 무엇을 볼지 결정한다’일 것이다. 너무 강하다.

연구는 인과 방향을 확립하지 않는다. 얼굴 표현이 더 정밀하기 때문에 얼굴을 더 볼 수도 있다. 반대로 수년 동안 얼굴을 더 많이 보면서 시각계의 해당 부분이 정밀해졌을 수도 있다. 둘이 함께 발달할 수도 있다. 저자들은 이 발달 문제를 명시적으로 열어둔다.

시선 습관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물리적 장면을 본다는 뜻도 아니다. 모두 같은 이미지를 봤다. 차이는 샘플링에 있다. 어떤 물체가 우선권을 얻는지, 어떤 정보가 먼저 수집되는지, 어떤 범주가 시각피질에서 더 뚜렷하게 표현되는지가 다르다.

개인용 진단검사도 아니다. 상관은 집단 수준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 사람의 뇌 지도를 보면 이 사진을 정확히 어떻게 볼지 예측할 수 있다’는 도구는 아니다.

왜 중요한가

시각은 흔히 눈이 카메라처럼 뇌에 영상을 공급하는 과정으로 묘사된다. 실제 시각은 훨씬 능동적이다. 눈은 순간순간 어떤 정보를 고해상도로 가져올지 선택한다. 그 선택이 뇌가 배우고 행동하는 입력이 된다.

이 논문은 그 순환을 더 단단한 근거 위에 놓는다. 같은 사람 안에서 능동적인 부분, 즉 장면을 훑는 눈의 움직임과 표현의 부분, 즉 복측 시각피질의 범주 선택적 지도를 연결했다. 결과는 ‘시각피질 조직’과 ‘시각 행동’을 완전히 별개의 층위로 다루기 어렵게 만든다. 적어도 성인에서는 서로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그 맞물림이 실제 이야기다. 얼굴을 보는 사람과 글자를 보는 사람이 서로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뇌 영역 하나가 성격을 설명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결과는 더 좁고 더 유용하다. 사람들이 시각 장면을 탐색하는 방식의 안정적 차이가, 그들이 자주 찾는 대상을 시각피질이 얼마나 선명하게 표현하는지의 안정적 차이와 나란히 간다.

핵심 요약

Nature Human Behaviour 연구는 성인 102명이 복잡한 장면 700장을 어떻게 보는지 추적한 뒤, 그중 61명을 fMRI로 스캔해 범주 선택적 시각 반응을 지도화했다. 얼굴을 더 먼저, 더 오래 보는 사람은 오른쪽 외측 복측 측두피질에서 얼굴 표현이 더 뚜렷했고, 글자를 더 보는 사람은 왼쪽 외측 복측 측두피질에서 단어 표현이 더 뚜렷했다. 더 작은 하위 표본에서는 이런 신경 지표가 얼굴 인식과 읽기 성능에도 연결됐다. 연구는 상관 연구이지 인과 연구가 아니다. 성인의 능동적 시선 습관과 범주 선택적 뇌 조직이 서로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지만 어느 쪽이 다른 쪽을 만든다는 것은 보여주지 않는다.

과장 없이 보면

논문이 보여주는 것: 자연 장면에서 얼굴이나 글자를 보는 안정적인 개인 성향이 복측 시각피질의 해당 범주 선택적 표현과 연결돼 있다.

그럴듯하지만 입증되지 않은 것: 장기간의 시각 경험과 뇌의 조율이 발달 과정에서 서로를 강화한다는 것. 논문은 이 아이디어와 양립하지만 발달 방향을 시험하지 않았다.

보여주지 않는 것: 사람들이 문자 그대로 서로 다른 세계를 본다는 것, 시선 습관이 선천적으로 고정돼 있다는 것, fMRI 지도가 눈 움직임을 일으킨다는 것.

주요 한계: 상관 설계, 성인 대학 표본, 얼굴 인식과 읽기 분석의 더 작은 행동 하위 표본, 자유 관찰 fMRI와 동시에 측정한 것이 아니라 별도의 fMRI 로컬라이저를 사용했다는 점.

일반 독자는 얼마나 신뢰해도 될까? 이 표본에서 시선 성향이 실제로 존재하고 안정적이라는 데에는 높은 신뢰가 적절하다. 그 성향이 대응하는 범주 선택적 시각 표현과 연결된다는 데에는 중간~높은 신뢰를 둘 수 있다. 발달 연구나 개입 연구가 직접 시험하기 전까지 인과 이야기에 대한 신뢰는 낮아야 한다.

출처

기반 자료: Active vision is linked to category selectivity in the individual brain — Diana Kollenda, Elaheh Akbari, Maximilian D. Broda, and Benjamin de Haas, Nature Human Behavi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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